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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여러 시간대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사람들은 이곳을 ‘타임존’이라고 불렀다. 타임존에는 2인 테이블부터 20인 이상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까지 크고 작은 자리들이 있었다. 1988년, 2003년, 2023년, 2045년 등 다양한 시간대의 사람들이 테이블마다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2023년에 살고 있는 준혁은 오늘 처음 타임존에 왔다. 그는 다른 시간대의 사람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렘과 긴장감이 컸던 터라 막상 타임존에 들어서자 허둥댔다. 그러다 지나가던 남자와 부딪히고 말았다.

“죄송합니다!”

“아, 괜찮아요. 근데 오늘 처음 오셨나 봐요.”

“맞아요. 어떻게 아셨어요?”

“아까 보니까 타임존 들어서자마자 엄청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시더라고요. 이야기하는 테이블에 끼지 않고 보고만 있는 것도 그렇고요.”

“아, 보셨구나. 민망하네요. 뭔가 판타지 속에 들어온 것 같아서 엄청 심장이 뛰거든요. 그래서 껴서 이야기를 못 하겠더라고요.”

“아.. 그러면 혹시 저한테 심신 안정을 도와주면서 집중력도 높여주는 약이 있는데, 좀 드릴까요?”

“그런 약이 있어요? 미래엔 그런 약도 나오나 봐요?”

“그럼요. 기억력을 높여주는 포스트잇도 있고 바르기만 해도 살이 빠지는 크림도 있어요. 최근에는 키 크게 해주는 의자가 나왔는데 그건 아직 못 샀어요.”

“와, 너무 좋네요! 제가 사는 시간대에서도 그런 문구로 홍보한 제품들이 있었는데 결국 거짓말이었거든요. 제 친구도 홍보에 넘어가서 돈을 얼마나 버렸던지… 언제쯤 그런 제품들이 실제로 만들어지는 거예요? 몇 년도에 사세요?”

“저는 2019년도 살고 있어요.”

“…네?”


Editor : 김수미